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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를 드러내기 앞서 나타난 모형들]
“율법은 장차 오는 좋은 일의 그림자요 참 형상이 아님으로…”(히10:1)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의 실재로 보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보고 만지는 이 우주는 참된 실체가 아니라, 변하지 않는 절대적 존재인 ‘이데아’를 어렴풋이 비추는 그림자이자 모형에 불과하다. 아름다움, 선함, 정의 같은 개념은 이 세계 안에서 완전하게 구현되지 않지만, 그 불완전한 모습들을 통해 우리는 오히려 완전한 실재를 상상하게 된다. 즉, 모형은 실체를 가리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사유 방식은 성경의 구원 서사와도 매우 닮아 있다. 구약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가죽옷, 모세, 율법, 제사장, 다윗 왕조는 모두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모형이었다. 가죽옷은 죄를 덮는 그리스도의 의를 설명하며, 모세는 중보자의 그림자였고, 율법은 인간이 스스로 구원에 이를 수 없음을 드러내는 장치였으며, 제사는 죄의 대가를 반복적으로 상기시키는 교육이었다. 다윗은 완전한 왕의 상징이었지만, 그 역시 불완전했다. 이 모든 모형들은 예수를 설명하기에 더없이 좋은 재료들이었고, 예수가 오기 전까지는 이스라엘이 가질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
그러나 예수가 등장하고 이전의 모형들은 모두 필요가 없어졌다. 그림자는 사라지고 실체가 드러났다. 더 이상 율법으로 의로워질 수 없고, 제사로 죄를 덮을 필요도 없으며, 또 다른 구원자를 기다릴 이유도 없어졌다. 복음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안다. 예수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은 더 이상 더할 것도 제할 것도 없는 아름답고도 완전한 하나님의 구원의 방법이었음을.
이 구조는 인류의 화폐 역사에서도 반복된다. 조개껍질, 금화와 은화, 그리고 오늘날의 법정화폐는 어떤 면에서는 사실 ‘화폐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위한 모형들이었다. 각 시대마다 그것들은 최선의 해답처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계를 드러냈다. 운반의 문제, 중앙화된 권력에 의한 변질, 무제한 발행으로 인한 가치 훼손. 이 수많은 실패와 혼란은 우연이 아니라, 완성된 화폐를 요구하는 과정이었다.
그 모든 시행착오 끝에 등장한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이전의 화폐 모형들이 없었다면 비트코인은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는 인류가 신뢰에 기반한 화폐가 반드시 붕괴된다는 사실을 집단적으로 학습한 결과이며, 그 실패 위에서만 가능했던 진화다. 탈중앙화되었고, 공급이 제한되며, 누구도 검열하거나 변조할 수 없는 화폐. 비트코인은 이전 화폐들의 연장이 아니라, 인류가 바라고 원했던 진짜 화폐의 완성이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다음에는 무엇이 와야 할까? 비트코인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라면 이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안다. 비트코인은 완성된 화폐의 조건을 이미 모두 충족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예수 이후에 또 다른 구원 방식을 찾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알트코인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화폐의 본질이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집착한다. 비트코인이 첫 번째 킬러 애플리케이션이었고, 더 위대한 두 번째, 세 번째 활용처가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인류에게 필요했던 것은 영원불변의 블록체인 장부 기술이 아니라, 그저 탈중앙화된 화폐였다. 블록체인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고, 그 수단은 오직 비트코인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필요했을 뿐이다.
이는 예수로 구원의 길이 완성되었음에도 여전히 율법이나 다른 조건을 덧붙이려는 수많은 이단 종교들의 시도와 닮아 있다. 실체가 드러난 이후에도 모형에 머무르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퇴행이다.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처럼, 모형은 실체를 가리키기 위해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나 실체가 나타난 이후에도 그림자를 붙드는 것은 진리를 오해하는 일이다.
완전한 구원은 예수뿐이며,
완전한 화폐는 비트코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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