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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천국 불신지옥, 비트코인외 모두 쉿코인]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행4:12)

비트코이너와 크리스쳔들의 흔한 구호인 “비트코인이 아니면 모두 쉿코인” 그리고 “예수천국 불신지옥” 등의 선언은 종종 오만하고 배타적인 주장으로 오해받는다. 둘 다 타협을 거부하고 경쟁 대상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배타성은 감정이나 집단 정체성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론에 가깝다.

기독교가 다루는 문제는 단순히 인간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존재가 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기독교가 말하는 문제의 핵심과 결론은 이러하다. 인간은 죄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망가져있고 이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었고 이 단절은 인간의 노력이나 수행, 도덕적 성취로는 극복될 수 없다고 진단한다. 그렇기에 기독교는 구원을 “인간이 하나님께 도달하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간에게 내려오신 사건”으로 설명한다. 이 정의를 받아들이는 순간, 구원의 길은 구조적으로 하나일 수밖에 없다. 예수 외에 다른 길을 허용한다는 것은 포용이 아니라, 처음 정의했던 문제와 그에 대한 진단 자체를 부정하는 꼴이 되고 만다. 그래서 “오직 예수”라는 선언은 다른 종교를 공격하기 위한 조롱과 배척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적 문제가 무엇이고 하나님의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날카롭게 설명하고 전하기 위한 본질이고 결과이다.

비트코인의 배타성도 이와 비슷한 논리 위에 서 있다. 비트코인이 등장한 이유는 더 편리한 결제 수단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비트코인이 던진 질문은 “신뢰할 수 없는 인간과 권력 위에 화폐를 세워도 되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였다. 중앙 발행자, 임의적 통화 정책, 검열과 통제의 가능성은 모두 보편적 화폐로서 인정받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다. 탈중앙화된 합의 구조, 고정된 공급, 누구도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꿀 수 없는 시스템, 그리고 검열 저항성. 이 조건 중 하나라도 포기하는 순간, 화폐는 다시 ‘신뢰하라’는 요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정의에 비추어 보면, 수많은 알트코인들은 기술적으로는 다양할 수 있으나, 비트코인이 해결하려던 화폐의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닌 것이다. 빠른 속도, 낮은 수수료, 다양한 기능은 보편적 화폐가 요구하는 본질적 기준이 아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아니면 모두 쉿코인”이라는 표현은 기술적 우월성을 자랑하기 위한 구호가 아니라, 화폐의 본질에 대한 정의를 흐리는 모든 시도에 대한 배척에 가깝다.

기독교와 비트코인이 모두 강한 배타성을 띠는 이유는 공통적이다. 둘 다 인간의 선의, 집단의 합리성, 권력의 자기 절제 능력을 믿지 않으며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비트코인은 중앙 권력은 영구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통화 운영자가 될 수 없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둘 다 이것들 외에 외부의 그 어떤 것의 혼합도 거부한다. 예수에 무언가를 더하는 순간 복음은 은혜가 아닌 거래가 되고, 비트코인에 중앙화된 요소를 더하는 순간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닌 다시 정치와 권력의 도구가 된다.

이 배타성의 목적은 배제가 아니라 본질의 보존이다. 기독교가 “오직 예수”를 말하는 것은 구원의 길을 좁히기 위함이 아니라, 이미 완성된 길을 흐리지 않기 위함이며 비트코인이 “비트코인만이 화폐다”라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미 정의된 문제와 그에 대한 해답을 다시 인간의 노력과 신뢰의 세계로 끌어들이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결국 두 선언은 같은 구조를 가진다. 문제에 대한 진단이 분명하고, 그 진단을 해결하는 해답이 명확하며, 그 해답을 흐리는 모든 타협을 거부한다. 그래서 배타적으로 보일 뿐이다. 이는 독선이 아니라, 집요하게 고민하고 사고한 결과로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단순함이고 확정적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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